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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회복지사가 되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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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민 작성일15-09-24 11:55 조회4,113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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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사회복지사가 되려합니다.

 

이은희 (선학2그룹홈 사회재활교사)

 

   제목이 좀 섬뜩하죠? 나쁜 사회복지사라니... 저는 이제 나쁜 사회복지사가 되려고 노력 중에 있습니다.

회복지사로 13년을 근무하면서 한 번도 착한 사회복지사라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이제는 나쁜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해야 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바로 이용자분들의 자주적인 삶을 위해서요. 제가 지원하고 있는 선학2 그룹홈은 그룹홈 운영모형 개발 중에 자립홈으로서의 생활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자립홈을 준비하면서 가장 난관에 부딪히는 것이 이용자들에게 자립에 대한 의지를 키워주고 직원에게 의존했던 많은 부분들을 이용자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고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인식을 변화하는 것입니다.

 

이용자들은 자립홈에서의 생활을 꿈꾸며 바라고 있습니다. 자립홈은 직원의 개입을 최소로 하며 이용자들이 스스로 살아가는 훈련을 통하여 자립홈을 거쳐 독립된 주거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오랜 시간 시설에서 직원에게 의존하여 자의든 타의든 수동적으로 생활해 왔기에 능동적인 선택적 삶을 살아가는 훈련을 귀찮고 알아야 하는 것도 많고 챙겨야 하는 것도 많기에 힘들어합니다.

자립홈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이용자의 금전관리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진행한 것은 반찬을 직접 구입하여 차려 먹도록 하였습니다. 그간 봉사자나 후원자들이 만들어준 반찬을 받아서 차려 먹기는 하였어도 직접 구입하여 먹는 것은 경험이 많지 않아서 반찬을 구입하러간 첫날은 고르지 못하고 가만히 서있기만 하여 반찬가게 주인이 직원에게 전화를 주었습니다. 반찬을 고르지 않는다고... 이용자들은 늘 그랬듯 준비된 반찬을 받아만 오면 되는 줄 알았던 것입니다. 먹을 반찬을 골라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구입하며 먹기 시작한지 2~3주가 지나자 반찬 구입을 귀찮아하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직원이 반찬구입을 하여 냉장고에 넣어 놓기를 바랐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립홈을 지원하는 나는 나쁜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다.!’

해달라고 하면 해주는 것이 아닌 방법을 알려주고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이용자가 어려워하고 귀찮아할 것을 미리 생각하여 다 사다 주고 준비해 놓지 않은...

냉장고가 텅 비어있어 이 직원은 뭐 하는 사람일까라고 타박을 하여도 의식하지 않은...

청소를 깨끗이 하지 않아 어지러워 보여도 치워주지 않으며 그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이용자 스스로 한두 개의 반찬만 챙겨 식사를 하여도 내가 직접 차려줘야겠다는 동정심은 버리는...

 

프로그램에 참여 해달라고 이용자를 어르고 달래지 않으며 하기 싫다고 하면 싫은 대로 놓아주는...

밤늦게 텔레비젼를 시청하여 시끄럽다는 민원이 들어오면 이용자에게 직접 말하고 요청하는...

 

작업장에서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하라고 하면 이용자가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고 이용자에게 직접 사인을 받으라고 하는...

금전관리를 이용자가 하여 돈이 바닥이 나도 내가 관리해야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이용자의 역할이 되도록 하는 사회복지사가 되어야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나쁜 사회복지사가 되려고 합니다.

 

댓글목록

미미님의 댓글

미미 작성일

좋은 글 읽고 갑니다. ^.^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