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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노릇,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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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수진 작성일19-03-21 09:01 조회1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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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노릇, 쉽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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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

매일 아침, 저녁으로 우리집에 아이들을 보러 오는 손님이 있습니다.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을 아침마다 안아주며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온
아이들에게 그 날 식당에서 나온 간식을 아껴두었다 남겨주는 자상한 삼촌
, 강기왕님입니다.

지난해 봄, 강기왕님 옆집으로 꼬마친구들이 이사를 왔습니다. 아이들을 예뻐하는 마음은 가득했지만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고 투박했던 탓에 처음에는 아이들도 선뜻 다가가지 못하였지만 그 서툰 표현 속에 담긴 진심이 다정하고 따뜻하다는 것을 아이들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올 때까지 하루 종일 주머니에 넣고 다녀 포장지가 다 구겨진 핫초코믹스에 담긴 삼촌의 사랑을 맛보는 아이들의 얼굴에 달콤함이 번집니다. 아이들이 싸울까봐 반으로 잘라왔다는 바나나는 손으로 자르는 바람에 다 뭉개져버려서 먹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인천에 나가있는 주말에도 몇 번씩 전화해 몇 시에 들어오냐, 들어오면 무엇을 주겠다, 산이가 크면 자신이 가장 아끼는 게임기를 빌려 주겠다이야기하곤 합니다.

 

이전까지 제가 알던 강기왕님은 받는 것에 익숙하고 타인의 입장보다 내가 우선인 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보며 사실은 나누어주고, 기다려주고, 챙겨주는 큰마음이 있었지만 그것을 표현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설에서 생활하면서 이용자로서의 역할만 있었을 뿐 어른으로서, 삼촌으로서의 다양한 역할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강기왕님의 한 면밖에 볼 수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강기왕님은 아이들을 통해 삼촌이라는 또 하나의 역할을 익혀가고 있고, 아이들 역시, 장애인삼촌에서 우리를 잘 챙겨주고 도와주는 힘이 쎈 삼촌으로 강기왕님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사회통합이니 공동체생활이니 하는 거창한 말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서로에게 삼촌이 되고, 조카가 되어 함께 성장하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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