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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시설에 대해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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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나라 작성일21-10-08 17:33 조회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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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혜림원은 종착지가 아니라 경유지입니다

 

장봉혜림요양원 생활지원팀

 

시설이 인생의 종착지가 되지 않도록 지역사회로 되돌아가는 경유지가 되어야 합니다저희 원에 처음 방문하시는 분들에게 보여드리는 기관소개 동영상 속 나오는 멘트입니다. 1985년 기관설립 이래 거주시설은 장애인들의 종착지가 아닌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한 경유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의 일환으로 우리는 1988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한 건물씩 총 21개의 건물을 만들어내었고 획일화되고 집단화된 시설에서 개인별, 가정별 단위 시설로의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용자분들은 장봉혜림원에서 사는 것이 아닌 눈꽃빌라 102, 파크빌 105호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또한 1993년부터 지역사회 생활을 위한 그룹홈 지원 사무실을 개설하였고 그룹홈과 체험홈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인천시 검암동 대연베스트빌에 살며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똑같은 이미용 봉사자가 머리를 잘라주는 것이 아닌 나에게 맞는 미용실을 찾아 이용하면서 우리는 이렇게 지역사회에 스며들어 살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는 이용자 개별서비스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지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매년 연말이 되면 모두 모여 올 한해는 어떻게 보냈는지, 내년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 이용자 개개인의 일 년을 의미 있게 보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렇게 한해 한해를 살다 보니 36년이 지났습니다.

이용자의 인권, 자립, 그룹홈이라는 개념도 생소했던 시절이 지난 지금 장애인의 인권, 삶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장애인이 살기 좋은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82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로드맵에서 거주시설은 경직적 운영으로 장애인 개개인의 서비스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우며, 지역사회와의 단절로 인한 인권침해 문제 및 코로나19 집단감염에 취약하다는 이유로 탈시설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한 국회의원은 장애인에 대한 시설보호는 장애인을 지역사회로부터 분리하고, 획일화되고 집단적인 생활을 강요하기 때문에 탈시설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탈시설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었을 때 처음엔 참 속상했습니다. 사회복지에 대해, 장애인에 대해 이해가 없던 그 예전부터 했던 저희의 노력은 거주시설이라는 이유만으로 문제가 많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치며 탈시설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거주시설의 장애 인식개선에 대한 노력이 없었더라면, 거주시설에서 이용자의 자립을 지원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었을까요? 거주시설이 정말 폐쇄적으로 운영을 했다면, 지역사회로부터 분리했다면 오히려 탈시설에 관한 이야기가 안 나오지 않았을까요?

 

이 시점에서 우리의 역할을 다시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 대해 우리 직원들과 함께 탈시설에 대한 생각들을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직원들의 의견에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탈시설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가능한 분들은 원가정에서, 그리고 당사자가 원하는 모습과 방식으로 사는 것이 가장 좋지 않겠나, 그러나 탈시설을 하기 위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그런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

 

그럼 탈시설을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중증 장애인들도 이해할 수 있는 지역사회 인식개선’, ‘안정적인 생활기반 마련’, ‘삶을 함께해줄 수 있는 지지기반 마련’, ‘복지 인프라 구축등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그럼 거주시설로서 우리가 탈시설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은 어떤 게 있을까요?

지금처럼 가정 내에서 잔존기능을 향상시키고 유지할 수 있도록 각자 주어진 역할들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혜림원 부지 외 다른 곳에 개인별, 가정단위로 이사해 살아가는 것’, ‘직원 외에 이용자분들과 함께해줄 수 있는 지역사회 다양한 사람들을 만들어 가는 것’, ‘우리가 하는 일들을 탄탄하게 보완해 가는 것등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나눴던 고민과 생각들이 막연하게 흘러가는 이야기가 되지 않도록 하나씩 구체화할 것입니다.

 

서두에 썼던 것처럼 시설은 인생의 종착지가 아닌 지역사회로 되돌아가는 경유지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까지 했던 노력들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지원들을 계속해나갈 것입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은 탈시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과연 시설을 없애는 것만이 전부일까요?

이름만 바뀐 또 다른 시설이 만들어지는 건 아닐까요?

탈시설, 장애인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은 어떤 것이 있으을까요?

 

유난히 뜨거웠던 올해 여름처럼 저희는 거주시설의 역할에 대해 열띤 토론을 이어갑니다. 그만큼 거주시설의 사회복지사로서의 고민이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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